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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13일
![]() 살 얼음처럼 섬세한 리델 글라스에... 루비를 녹인듯한 액체가 흘러 들어간다. 글라스를 테이블 위에서 가볍게 돌려 공기와 만나게 하면 향긋하게 일어나는 향이 비강을 간질인다. 순간 호화로운 꽃다발을 건네 받은듯한 감각이 느껴진다. 조급한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그 액체를 촛불에 비춰본다. 밝은 보라색 올드로즈. 와인의 가장자리는 이미 거의 오렌지빛을 띄고있다. 천천히 혀위에 올려 놓는다. 아니, 이것은 꽃다발이 아니다. 보다 복잡한.. 그렇다, 마치 백만가지 꽃향기를 모아놓은듯한... 이것은 90년 도멘드라 드 라 로마네 콩티 '리쉬부르'. 한 잔의 와인에 대한 감각적이고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신의 물방울]의 첫 시작 장면이다.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등장한 수많은 와인 만화들. 그리고 그 와인 만화들의 중심에 서있는 작품이 바로 [신의 물방울]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바로 와인이다. 다양한 와인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캐릭터인 칸자키 시즈쿠는 타이요 맥주에 새로 신설된 와인 사업부에서 일하는 청년이다. 그리고 세계 와인 시장의 가격을 좌우할정도로 뛰어난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칸자키 유타카가 그의 아버지이다. 칸자키 유타카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되고, 그의 죽음뒤에 한가지 유언을 남기게된다. 그 유언에는 시가 20억엔이 넘는 엄청난 와인 컬렉션의 상속자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칸자키 유타카가 생전에 발견한 12병의 위대한 와인들.. 그들의 정점에 선 최고의 한병 '신의 물방울' 이라 불리우는 환상의 와인 한병. 베일에 쌓인 13병의 와인의 정체를 완벽하게 알아내는 사람에게 자신의 유산을 물려준다는 내용이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유언... 와인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감각을 지닌 칸자키 시즈쿠, 와인계의 프린스라 불리우는 토미네 잇세. 이 두사람은 유언장에 묘사된 12사도의 와인과 신의 물방울을 찾아내는 흥미로운 와인 승부에 참가한다. 여기에 각각 그들의 어시스턴트 역활로 도움을 주는 풍부한 와인 지식을 가진 소믈리에 견습생 시노하라 미야비와 사막에서 건너온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 로랑이 가세한다. 이제 12사도와 신의 물방울을 찾기위한 놀라운 와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신의 물방울]의 주인공은 칸자키 시즈쿠도 토미네 잇세도 아니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와인이다. 생산연도, 포도의 품종, 제조업자, 토양의 질에 따라서 아주 섬세하고 미묘하게 다른 맛과 향을 보여주는 신비한 와인. 등장 인물들은 12사도와 신의 물방울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사랑과 추억, 인생이 묻어나는 진정한 와인의 맛을 알아간다. 그러한 과정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와인들이 아기 타다시남매의 뛰어난 문장 표현력으로 실감나게 묘사된다. 여기에 오키모토 슈가 그려내는 섬세한 그림체가 더해져 개성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탄생한다. 아름다운 대지를 품에 안은 숭고한 와인들. 수십년에 걸쳐 자다 깨다를 반복해가며 숙성해가는 와인. 조용하고 깊은 잠에 빠져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와인. 오랜 잠에서 막 깨어나 장미가 피어날때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기를 전해주는 와인. [신의 물방울]은 이렇게 와인이라는 존재의 오묘하고 화려한 세계를 감각적으로 선사해준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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